야한상식

페도르 알모도바르가 쓴 [현실은 포르노를 모방한다]라는 책에는 숫총각과 정사를 하고 난 한 여성의 황홀한 고백이 등장한다. "섹스가 끝난 후 옷을 입고 있는 동안 그 청년은 내가 자신의 페니스를 먹어치운 첫 여자라고 고백했습니다. 그 말을 듣자 나는 눈물을 흘릴 정도였죠."


숫총각과의 실제 섹스는 어떨까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숫총각과의 실제 섹스는 어떨까. "그는 무척 당황하는 것 같았다 ... 성급하게 나의 입구를 찾던 그는 미처 들어오지도 못하고 사정해버리고 말았다." "어딘지 못 찾겠다는 거야. 그리고 찾은 후에는 내가 너무 아픈 거야, ... 계속 시도는 하는 데 못하니까 둘 다 힘만 더 빠지는 거야."

대부분의 남성들은 보다 많은 경험, 보다 많은 테크닉으로 섹스에서 여자를 압도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을 받고 있다. 남자에게 있어 서툰 섹스란 순수함을 의미하기보다는 그저 수치일 뿐인 것이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일까? 많은 남성들이 20세를 전후하여 직업 여성에게 자신의 동정을 기탁한다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숫총각은 너무 먼 얘기가 되어버렸다. 소수의 여성만이 숫총각들을 독식하고 있는 것이다.


놀라운 밤이여, 숫총각의 섬세한 몸놀림

그러나 훌륭한 섹스의 능력은 경험의 횟수에 비례하지 않으며, 또한 서툰 몸짓이 여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 수가 있다. 여기, 숨막히는 첫경험의 희귀한 보고서가 있다. 영국 페미니즘 잡지 보디 폴리틱(www.bodypolitic.co.uk)에 기고된 매들린과 피터의 경험이 그것. 한번도 숫총각을 경험해보지 못했을 많은 불행한 여성들을 위해, 이 환상적인 기고문을 여기 옮겨본다.

피터는 숫총각이었지만, 사랑과 섹스를, 욕망과 감정을 조화시킬 줄 아는 성숙한 사람이었다. 오랫동안 동정을 지킨 것은 수줍음이나 자신감 없음 때문이 아니라 성 관계에 대한 진지한 태도 때문이었다.


쾌락에 대한 무지가 바로 숫총각의 맛

자신의 첫 경험에서 피터는 전혀 경직되거나 조급해하지 않고, 서투른 자신 그대로의 모습으로 성관계 임했다. 난생 처음 접하는 여성의 은밀한 부위들을 하나씩 탐구하고 열어젖히며, 조금씩 더 깊이 매들린의 세계로 빠져들어 갔다. 바로 피터의 동정이 그에게 말도 못할 섬세함을 가져다 주는 것 같았다.

"집요하게 반복되던 손과 혀의 탐험 끝에 마침내 그가 나를 꿰뚫자, 나는 진정으로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것을 느꼈다."

피터는 이전에 여성과의 성교에서 쾌락을 맛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쾌락에 집착하지 않았다. 오직 매들린이 기쁨을 맛보고 있는가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자기 혼자 절정에 도달하려고 마구 피스톤 운동을 해대던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서툴렀던 그날 밤이여 다시 한번

누구나 고생스러웠던 첫 경험의 기억을 가지게 되지 않는가. 서툴러서 어색해서 잘 안 돼서 얼마나 진땀을 흘렸던가. 입맛만 다시다 파트너를 소중히 껴앉고 잠이 들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때론 그 정신없던 추억, 몽롱했던 추억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 법도 하다.